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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필터가 만든 요리 매연용 공기청정기의 원리. 디젤차 매연 저감 장치인 DPF 기술을 응용, 기름 섞인 유증기를 정화한다.

지난 15일 오후 서울 미아동 한 고깃집. 주변에 아파트가 많은 상가 1층에 자리한 이 고깃집은 4년 전까지 입주민들에게 골칫거리였다. 베란다 문을 열어두면 고기를 구우며 발생한 유증기가 들어와 거실 바닥이 미끄러울 정도였다. 이 음식점은 전기 집진기 5대를 설치하고, 점주가 매일 새벽 2시까지 집진판을 물청소했지만 민원은 갈수록 더 심해졌다. 이 문제를 해결한 것이 칸필터가 만든 요리 매연용 필터 시스템이었다.

최근 단체 급식 시설 조리사들의 폐암 발생 원인이 조리 시 발생하는 요리 매연으로 밝혀졌다. 교육부가 작년부터 전국 초·중·고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학교 급식 종사자(경력 10년 이상 또는 55세 이상) 건강검진 중간 현황을 보면, 폐암 의심 비율이 국내 35~65세 여성의 폐암 발생률과 비교해 35배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과거 요리 시 발생하는 미세 먼지는 식당 악취로만 생각돼왔다. 대부분 지자체가 악취지원법에 의해 식당에 전기 집진기를 설치했지만, 효과는 크지 않았다. 전기 집진기는 건조한 먼지에는 효과가 좋지만 요리할 때 나오는 유증기가 집진판에 달라붙으면 성능이 급격하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 난제는 자동차 매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발명된 기술인 ‘디젤 매연 저감 장치(DPF·Diesel Particulate Filter, DPF)’를 요리 매연에 활용하며 해결됐다.

칸필터는 자동차 필터 기술을 응용, 요리 매연을 제거하기 위한 공기 정화 기술을 개발했다. 자동차 DPF 기술의 핵심인 ‘자동 청소’(Self-Cleaning) 기능을 도입, 유증기가 붙은 필터를 깨끗하게 유지하도록 한 것이다. 쓰레기와 폐수가 나오지 않고 반영구적으로 사용하는 대기오염 저감 장치를 만든 셈이다. 한대곤 칸필터 대표는 “2021년 급식 조리사 폐암 사망 사건 이후 서울 서초구 초·중·고교 23곳에서 요리 매연용 필터 시스템을 도입, 조리실에서 요리 미세 먼지를 사라지게 했다”며 “혁신 기술을 통해 공기 질 난제인 요리 매연을 확실히 줄이겠다”고 말했다.